흙수저, 자수성가, 모텔청소부, 지방 전문대 출신,...
모두 한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글로벌 트래블 테크기업 야놀자 이수진 대표이다.
이토록 수식어가 많은 대표가 있을까?
모든 수식어에는 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래서 더욱 궁금했던 지난 7월 북토크 후기를 남겨본다.
많은 질문들이 오갔지만 기억에 남았던 질문 몇 가지만 정리해본다.
Q. PMF는 어떻게 찾았나?
PMF는 찾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리고 처음부터 이 사업(업계)으로 하자는 결정도 없었다.
나는 사업이 잘 되고 그냥 부자가 되고 싶었다. 어릴 적부터 느꼈던 가난과 역경이 부자가 되고 싶다는 열망을 만들었고, 수 많은 책을 읽으며 방법을 찾으려고 했다. (사업을 하기 위해서 시드머니를 모아야 하니) 보통 방법으로는 돈을 모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숙식이 제공되는 모텔숙박업이었고 여기서 모은 돈을 다른 사업(샐러드바)을 하다가 망하고 다시 숙박업으로 돌아왔다. 그러다가 모텔업에 대한 커뮤니티 니즈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음 카페, '모텔투어'를 인수해 야놀자닷컴을 오픈해 숙박업 중개업(구인, 관련용품)을 시작했다.
그런데, 광고를 할 모텔을 모집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당시에 모텔숙박업은 굳이 홍보가 필요한 업종은 아니었고 실제 사장님들의 인식도 그러했다. 매 번 퇴짜였고, 매일 한 숨을 크게 쉬고 모텔로 들어가 영업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럼에도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었기에 나는 절박했다. 그래서 영업을 갈 때 (오래 일을 해봤으니)그냥 모텔일을 도았다. 그러다가 사장님과 한 번씩 식사를 할 수 있었고, 사업 접어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꾸준히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다가 요즘 장사가 안된다는 사장님의 말씀을 듣고 정식으로 광고 제안을 했다.
결과는? 월 매출 50% 성장률을 만들었다. 그런데 그 사장님 모텔 하나만 운영하는 게 아니었다. 5개를 운영하고 계셨다. 그리고 그 사장님의 인적네트워크를 통해 추가 제휴 문의가 이어졌다.
다시 돌아가서, 이것을 PMF라고 하지 않는다. 나는 절박했고 포기하지 않았다.
스타트업은 특히 PMF를 판단하기 어렵다. 시기나 커넥션, 환경의 영향도 강하다고 생각한다. 창업 1년차는 무조건 열심히다.
Q. 중간에 엑시트 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수 많은 스타트업 대표를 만나보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지켜봤다. 그 중에는 어느 정도 키워서 엑시트 하는 대표도 많았지만, 그 분들 나가서 다시 스타트업 차리더라. 그럴거면 여기서 더 키우는 게 낫지 않을까? 나는 그 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웃음)
그리고 나는 경영이 너무 재밌다. 직업 만족감이 높고 혁신과 도전할 때 즐거움을 느낀다.
Q. 북토크는 서울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했는데, 왜 부산에서 진행하게 되었나?
우리나라는 GDP비중에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나라 중에 하나이다. 그 일례로 질문을 하겠다. 일본을 여행간다고 하면 어디를 가느냐? 오사카, 도쿄, 홋카이도, 큐슈,... 베트남은? 호치민, 다낭, 나트랑, 하노이,... (중략) 그러나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찾으면 어디를 가겠는가? 서울...?
부산은 멋진 콘텐츠와 관광자원이 있는 도시다. 이 도시가 전세계 관광객에게 떠올릴 수 있는 도시가 되길 바라는 마음과 우리나라가 관광대국이 되는데 부산의 역할이 큰다고 생각하기에 서울 다음으로 선택했다.
이범석 뮤렉스파트너스 대표(야놀자 최초투자사 출신)
Q. 왜 야놀자를 투자를 결정하기로 했나? 당시 기업가치를 2천억로 매겼다. (최초 투자는 100억)
우선 당시에 야놀자는 이미 흑자를 내고 있던 회사였고, 대부분의 투자사에서 투자를 원하는 그런 회사(당시 시장에서 평가는 600억 정도)였다. 그런데 당시 코스닥 상장기업들의 상장 시점의 시총은 천 억에서 ~ 2천억 사이인데, 이수진 대표는 기업가치를 2천억을 원했다.(웃음) 그래서 호기심과 관심이 생겼다.
나는 대표의 꿈의 크기에 투자한다. 그런데 이수진 대표의 꿈의 크기가 내 생각한 그 이상으로 보였다. 또한 그 당시에 숙박시장을 이해하는 IT서비스 창업자는 없었다. 그 산업을 직접 이해하고 있고, 그 경험을 체계화, 표준화 시킨 능력이 대단했다. (모텔 운영 메뉴얼을 이수진 대표가 직접 작성함) 그래서 단독투자로 100억을 결정하게 되었다.
북토크이다보니 애초에 약간 두서 없이 이야기가 오가서 각색을 일부 했습니다. 😂
개인적으로 관광학도로서 창업이나 회사이야기들이 궁금하기도 했고, 또 그 이야기를 현장에서 생생하게 들을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었다.
특히, 마지막 외국인에게 서울 다음으로 부산이 떠오르는 도시가 되었으면 좋겠고 힘쓰겠다는 부분도 뭉클했다.
(+부산 갈매기까지 떼창😆)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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